2009년 5월 19일 화요일

황석영의 블로그 해명글을 읽고 지나칠 수 없어

광주민주화운동 29주년인 어제, 황석영이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해명글(?)을 올렸다.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어찌나 다들 말들은 그리 잘하시는지...)

그러나 읽어내려가는 내내 헛헛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저 노쇠한 노새의 터벅거리는 발소리 마냥 처량할 따름이다.

 

이 포스트는 황석영의 글을 반박하고자 하는 것도 옹호하자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그럴 재주도 없거니와 지난 주 황석영과 관련된 포스트에서 밝혔듯이 그럴 애착도 없다.

그러나 헛헛한 기분을 느끼게끔하는 몇몇 구절들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달아줘야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의 말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맞는 말이라고 해서 진실은 아니다...)

 

사람은 아는 것이 많을 수록 말이 많아지고, 배운 것이 많을 수록 궤변이 느는 법이다.

 

작가가 사회적 금기를 깨는 것은 텍스트 안에서 허용되는 것이다.

일인칭 시점에서 '나'는 사람을 죽일 수도, 남의 여자를 겁탈할 수도, 남의 것을 빼앗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작가인 내가 그렇다고 비난 받지는 않는다.

마찬가지 작가인 내가 텍스트 안의 '나'처럼 그러한 것들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엉뚱한 해석과 성급한 판단에 구구하게 변명할 생각이 없다면, 그러한 논란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지 본인의 사고 능력을 의심해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어져 버린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본인이 생각한대로 '느슨한'을 좇아가고자 했다면, 문익환이 그러했듯 내 편으로부터도 이해를 구하지 못하는 실수 아닌 실수를 다시 범해서는 안되었다.

 

실소를 금하지 못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를 중도실용이라고 한 것은 이 정부가 말 그대로 중도실용을 구현하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어디에도 그의 소망은 쥐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이 없었다.

피로 물든 광주 한 복판에서 '전두환 정부는 민주 정부이다'라고 하는 것이 전 정부가 말 그대로 민주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강력한 소망 때문에 뱉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고 삽은 들었지만 녹색 성장이라는 것과 다를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자신을 먹여 살린 것이 독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염치 있는 자임을 자인하고 있다면, '변절'이라는 대중의 질타와 힐난이 좌파와 진보에 대한 그것이 아니라 독자에 대한 그것이 아니었는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북과의 관계 계선, 한반도의 평화 정착, 알타이 문화연합 어느 것도 어깃장을 놓을 생각은 없다.

벼는 나이가 먹을 수록 고개를 숙이지만, 사람은 나이가 먹을 수록 눈과 귀가 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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